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손실을 감추거나 투자자들에게 경영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분식회계의 유혹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있다. 또 비자금 조성 등을 위하여 반대로 역분식회계의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 이렇게 분식회계를 일삼는 것은 중소기업 뿐만이 아니라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IMF 전후부터 불과 몇해 전까지만 해도 분식회계로 적발된 대기업들이 몇몇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실제로 일부 중소기업들의 재무제표를 보면 이상해 보이는 부분이 간혹 있다. 예전엔 어떤 회사의 매출채권에 관한 부분이 수상해서 회계팀에 전화하여 물어보니 회계팀장이란 사람이 하는 말이 "어떻게 하다가 그렇게 됐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라고 하더라. 그것도 당황한 듯이 말을 버벅거리며...
그 회사가 분식회계를 한건지 아닌지 모르지만 아직도 버젓이 코스피에 상장되어있다.
저런 망할 놈들 때문에 괜한 투자자들만 물을 먹게 된다.
아무튼 기억도 되새길겸 해서 앞으로 시간이 나면 분식회계 방법에 대해 정리나 해볼까 한다.
분식회계를 하는 방법에는 셀 수도 없이 많은 방법이 있겠지만 그 중 대표적인 방법 몇 개에 대해서 알아봐야겠다. 우선 오늘은 첫번째로 재고자산을 과대계상하는 방법에 대해 적는다.
사실 이번에 정리하고 난 후 또 다른 내용은 언제 정리할지 나도 잘 모른다. 이놈의 게으름과 귀차니즘 때문에 뭐 하나 하려면 마음을 크게 먹어야 하니... 에구... ^^;;
※ 아래 재무제표는 제가 생각해 보고 임의로 작성한 거라 분식회계시 실제 그렇게 되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대충 생각해 본거라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저도 어정쩡하게 아는지라...
재고자산을 과대계상하면 어떻게 될까? 재무제표 예시를 통해 상세하게 알아보기 전에 일단 간단하게 알아보자.
먼저 대차대조표 상의 변화를 가져온다. 재고자산은 알다시피 유동자산의 구성요소 이므로, 재고자산이 증가하면 유동자산이 증가하게 되고 결국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이 높아진다.
재고자산이 증가하게 되면 당기순이익이 증가하는데(바로 아래 참조), 그렇게 되면 이익잉여금이 그만큼 증가해 자본이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자본이 늘어나므로 부채비율(부채총계÷자본총계)이 낮아진 것처럼 보이게 된다.
결국 재무구조가 우량한 것처럼 보이게 되는 것이다.
둘째로, 손익계산서 상의 당기순이익이 늘어난다. 들어가기 전에, 매출원가가 아래의 식과같이 계산됨은 이미 다 알 것이다(제조기업의 경우).
매출원가 = 기초제품재고액 + 당기제품제조원가 - 기말제품재고액
하루하루 원가를 측정하기가 곤란하기 때문에 기초에 있던 제품재고액에 새로 추가된 제조비용을 더하고 기말에 남은 제품제고액을 감하여 매출원가를 구하는 것이다. 아무튼 위 식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기말의 재고자산(기말제품재고액)을 과대계상하면 매출원가가 줄어들게 된다. 매출원가가 줄어들면 당연히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증가할 것이다. 대신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이 같이 증가하여 법인세 비용도 증가하게 된다.
셋째로, 현금흐름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위에서 말했듯 재고자산을 과대계상하면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이 증가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거기에 일정 법인세율을 곱한 값인 법인세비용이 또한 증가한다. 이 때 법인세비용을 미지급법인세항목으로 놔두지 않고 현금으로 지급하였다고 한다면 증가된 법인세비용 만큼 현금이 줄어들게 된다.
그러면 가상의 기업이 100억원의 재고자산을 과대계상 하였을 경우 재무제표에 어떠한 변화가 생기는지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대차대조표의 순으로 알아보겠다.
■ 손익계산서 (단위 : 억 원)
- 분식 전
과 목 |
○○년 ○분기 |
비 고 |
Ⅰ. 매출액 |
1,000 |
|
Ⅱ. 매출원가 |
700 |
|
Ⅲ. 매출총이익 |
300 |
|
Ⅳ. 판매비와관리비 |
200 |
|
Ⅴ. 영업이익 |
100 |
|
Ⅵ. 영업외손익 |
0 |
|
Ⅶ.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 |
100 |
|
Ⅷ. 법인세비용 |
20 |
|
Ⅸ. 당기순이익 |
80 |
- 분식 후
과 목 |
○○년 ○분기 |
비 고 |
Ⅰ. 매출액 |
1,000 |
|
Ⅱ. 매출원가 |
600 |
100억 감소 |
Ⅲ. 매출총이익 |
400 |
100억 증가 |
Ⅳ. 판매비와관리비 |
200 |
|
Ⅴ. 영업이익 |
200 |
100억 증가 |
Ⅵ. 영업외손익 |
0 |
|
Ⅶ.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 |
200 |
100억 증가 |
Ⅷ. 법인세비용 |
40 |
20억 증가 |
Ⅸ. 당기순이익 |
160 |
80억 증가 |
재고자산이 100억 늘어나면 위의 매출원가를 구하는 공식에 의해 매출원가는 100억 감소한다. 그 결과 영업이익은 100억원이 증가하고, 법인세 비용은 20억이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80억이 증가했다. 여기서 편의상 영업외손익을 0으로 하여 영업이익과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을 동일하게 했다. 또 법인세율은 현재 과세표준 2억원 이하일 경우 11%, 2억원 이상일 경우 22%인데, 편의상 20%로 했다. 실제로 2010년부터는 과세표준 2억원 이하일 경우 10%, 2억원 이상일 경우 20%로 변경된다고 한다.
■ 현금흐름표 (단위 : 억 원)
- 분식 전
과 목 |
○○년 ○분기 |
비 고 |
Ⅰ.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 |
50 |
|
1. 당기순이익 |
80 |
|
2. 현금유출이없는비용등의가산 |
100 |
|
3. 현금유입이없는수익등의차감 |
(90) |
|
재고자산의증가 |
10 |
|
4. 영업활동으로인한자산·부채의변동 |
(40) |
|
Ⅱ. 투자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 |
(20) |
|
Ⅲ. 재무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 |
(10) |
|
Ⅳ. 현금의증가(감소) |
20 |
|
Ⅴ. 기초의현금 |
40 |
|
Ⅵ. 기말의현금 |
60 |
- 분식 후
과 목 |
○○년 ○분기 |
비 고 |
Ⅰ.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 |
30 |
20억 감소 |
1. 당기순이익 |
160 |
80억 증가 |
2. 현금유출이없는비용등의가산 |
100 |
|
3. 현금유입이없는수익등의차감 |
(190) |
100억 증가 |
재고자산의증가 |
110 |
100억 증가 |
4. 영업활동으로인한자산·부채의변동 |
(40) |
|
Ⅱ. 투자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 |
(20) |
|
Ⅲ. 재무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 |
(10) |
|
Ⅳ. 현금의증가(감소) |
0 |
20억 감소 |
Ⅴ. 기초의현금 |
40 |
|
Ⅵ. 기말의현금 |
40 |
20억 감소 |
우선 당기순이익이 80억에서 160억으로 80억 증가했다. 그리고 재고자산의 증가로 인해 '현금유입이없는수익등의차감'이 100억원 늘어났다. '현금유입이없는수익등의차감'이 100억원 늘어났다는 소리는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에서 100억원을 추가로 차감하여야 한다는 소리다. 따라서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은 20억이 감소하여 30억이 되었다. 감소된 20억은 결국 위의 손익계산서 변화에서 알아보았던 증가된 법인세비용을 말하는 것이다.
만약 법인세비용이 실제 현금으로 지출되지 않았다면, 분식으로 인해 증가된 법인세 비용이 '현금유출이없는비용등의가산' 항목의 미지급법인세의증가 계정으로 들어가게 되어 현금흐름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어떤게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무슨 세무사도 아니고...
난 공학 전공이라 대학 때 회계에 관해 제대로 배운 것도 아니고 그냥 회계기초에 관한 책 몇 권을 가지고 혼자 끄적이며 배운거라 자세히 알지 못한다. 순 엉터리다.^^;;
■ 대차대조표 (단위 : 억 원)
- 분식 전
과 목 |
○○년 ○분기 |
비 고 |
자산 |
||
Ⅰ. 유동자산 |
700 |
|
1. 당좌자산 |
400 |
|
현금및현금성자산 |
60 |
|
2. 재고자산 |
300 |
|
Ⅱ. 비유동자산 |
500 |
|
자산총계 |
1,200 |
|
부채 |
600 |
|
자본 |
||
Ⅰ. 자본금 |
100 |
|
Ⅱ. 자본잉여금 |
200 |
|
Ⅲ. 이익잉여금 |
300 |
|
자본총계 |
600 |
- 분식 후
과 목 |
○○년 ○분기 |
비 고 |
자산 |
||
Ⅰ. 유동자산 |
780 |
80억 증가 |
1. 당좌자산 |
380 |
20억 감소 |
현금및현금성자산 |
40 |
20억 감소 |
2. 재고자산 |
400 |
100억 증가 |
Ⅱ. 비유동자산 |
500 |
|
자산총계 |
1,280 |
80억 증가 |
부채 |
600 |
|
자본 |
||
Ⅰ. 자본금 |
100 |
|
Ⅱ. 자본잉여금 |
200 |
|
Ⅲ. 이익잉여금 |
380 |
80억 증가 |
자본총계 |
680 |
80억 증가 |
대차대조표의 자산항목에서는 일단 재고자산 계정에 100억 원이 늘어났다. 그런데 처음에 가정하길 법인세비용을 모두 현금지급하였다 했으므로, 손익계산서에서 보았던 증가된 법인세비용 20억(20억→40억으로 증가) 만큼 당좌자산의 '현금및현금성자산' 계정이 감소된다. 따라서 그 결과 당좌자산이 20억이 줄어들며, 결과적으로 유동자산은 재고자산 증가분 100억과 현금및현금성자산 감소분 20억으로 인해 80억이 증가된다. 그래서 자산총계는 80억이 증가하여 1,280억이 되었다.
여기선 법인세비용을 현금지급 하였다 가정했으므로 부채의 변화는 없게된다. 그런데 전체 자산총계가 80억 증가했으므로 자본도 80억이 증가하여야 한다. 이 80억은 당기순이익 80억과 동일하며 따라서 당연히 이익잉여금의 증가가 된다.
여기서 만약 법인세비용을 현금지급하지 않고 미지급법인세 항목으로 놔뒀다면 자산총계는 재고자산 증가분 100억 만큼 증가할 것이며, 대신 미지급법인세 증가로 인해 부채총계가 20억 증가할 것이다. 그리고 당기순이익 증가분으로 인한 이익잉여금의 증가로 자본총계는 80억 증가할 것이다.
아무튼, 위의 대차대조표에서 보듯이 재고자산 과대계상을 한 결과 유동자산과 자본총계가 늘어났고 그로 인해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이 높아지고 부채비율(부채총계÷자본총계)이 낮아져 재무구조가 우량한 듯이 보이게 된다.
결과적으로 재고자산을 과대계상하여 분식회계를 하면 매출원가 감소로 인해 기업의 당기순이익이 증가하고, 유동자산이 늘어나 유동비율이 좋아지며, 자본총계가 증가하여 부채비율도 좋아진다. 그러나 법인세비용이 증가하여 현금흐름이 나빠질 수 있다(그대로 일 수도 있고...).
[출처] 분식회계사례(Ⅰ) - 재고자산 과대계상|작성자 아자아자
'雜同散異 > Scrap'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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