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Behavioral Finance(행동주의적 접근)
지난 5월 9일부터 12일 사이에 있었던 AIMR Annual Conference(in denver)에서의 주제는 ‘Investing in a changing economic environment’ 였다. 변화되고 있는 경제환경의 핵심은 미국의 저성장 국면과 아시아 태평양의 고성장 국면 전환이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주식과 채권을 사서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것이 만족스러운 수익률을 보장해 주었던 지난 20년간의 추세를 접고 향후 저성장 국면을 대비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전략에 주로 관심이 많았다. 포트폴리오 전략 각론에서는 ‘behavioral finance’와 ‘alternative strategy’에 대해서 패널들과 멤버들이 흥미로운 반응을 보였다. 금번 이슈분석에서 ‘behavioral finance’를 소개하는 이유는 이것이 증권시장을 보는 새로운 틀을 형성할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 금융시장 내지는 심리학계에서 ‘behavioral finance’를 어떻게 우리말로 옮기고 있는지에 대해선 아직 아는바가 없다. 다만, 필자는 이를 행동주의적 접근방법이라 부르고 있다. 그렇다면 행동주의적 접근방법을 논하기 전에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주가분석의 대표적인 방법인 기본적 분석과 기술적 분석에 대한 개념 정리가 필요하다.
기본적 분석은 주식의 가치를 분석한 결과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 보다 싸면 주식을 사고, 반대로 비싼경우 주식을 파는 분석방법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한다면 애널리스트(사람)가 시장을 맞출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애널리스트 분석을 투자의 근본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효율적 시장가설이 어느 정도는 맞을지 모르지만, 뛰어난 분석은 여전히 시장에서 초과수익을 제공할 수 있는 도구가 된다고 보는 시각이다.
기술적 분석은 주가와 거래량을 기반으로 주식을 분석하는 방법인데, 펀더멘탈 분석과는 달리 기술적 분석은 사람들마다 해석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말로 표현을 하지는 않지만 ‘한차트’ 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구동성으로 동의할 수 있는 기술적 분석의 정의는 바로 시장이 정답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아이디어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본적 분석과 기술적 분석에 대한 정의를 미약하나마 짧게 알아보았다. 그리고 현 장세를 생각해 보자. 기본적 분석가와 기술적 분석가 중에서 누가 승리하고 있는 것일까 ? 필자의 판단으로는 두 부류 모두가 시장의 패배자라는 판단(현 단기장세에 국한된 해석)이다. 기본적 분석가들은 현재 미국 주가수준(1월 고점이후 고점이 낮아지고 있음)과 역사적 신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미국 EPS 수준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 기술적 분석가들은 패턴으로 시장을 분석하기 보다는 추세로 대응하는 방법을 선호한다. 대응위주로 투자하고 있다면 금번 단기장세에서는 고점에도 매수하고 저점에서 매도했을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다.
기술적 분석과 기본적 분석이 분석툴로서 근본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판에 박힌 생각들(유가, 중국경기, 미국금리 등)이 현 장세(변동성 장세)를 제대로 설명해 주지 못한다면 그 대안이 존재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서 비롯된 비판임을 밝혀둔다. 그렇다면 behavioral finance(행동주의적 접근방법)가 현 장세를 설명해 줄 수 있는가 ?
behavioral finance(행동주의적 접근 방법)는 심리학과 의사결정(decision-making) 그리고 경제학을 통합한 개념이다. 그런데 행동주의적 접근 방법은 고전 경제학 이론, 즉 인간의 합리적 판단이 실제 인간행동을 설명해 줄 수 있는가에 대해서 의문을 던지고 있다. 그러므로 행동주의적 접근 방법은 투자자들의 이성적 판단이 아니라 비이성적인 본성을 연구하는 투자기법이라 보면 된다.
기본적 분석에 벤저민 그레이엄이 있고, 기술적 분석에 챨스 다우가 있다면 행동주의적 접근방법에도 선구자가 있다. 바로 ‘다니엘 카네만’이다. 그는 불확실한 상황에서의 판단 및 의사결정에 관한 연구를 통하여 실험경제학, 경제심리학이라는 분야를 개척하면서 경제학의 위상을 재정립한 인물이며, 2002년은 인지심리학자로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이미 30년 전에 인간의 합리적 판단에 대해 근본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는 ‘heuristics’이론을 제시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추단법이라고 해석하기도 하는데 이 보다는 간편추론법 내지는 주먹구구식 사고로 해석하는 것이 이해에 도움이 된다. 이는 불확실한 조건에서 판단을 내릴 때 인간은 확률이나 효용 극대화 이론을 복잡하게 따지려 들기 보다는 경험에 비추어 어림짐작, 주먹구구식으로 가장 그럴듯하게 여겨지는 방법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Behavioral finance에 근본이 되는 heuristics(간편추론법)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자(참고, judgement under uncertainty heuristics and biases…카네만.슬로빅.트발스키 편저 / 이영애 옮김).
확률에 대한 판단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비가 올 확률이나 내일 주가가 상승할 확률, 미팅에서 만나고 있는 사람의 직업이 무엇일지 추측해 보는 것, 보다 전문적인 판단을 요하는 경우 예를 들어서 의사가 X-ray를 보고 암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경우 등의 이 같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판단할까 ? 결론부터 말한다면 사람들은 이러한 판단을 할 때 확률이론이나 법칙보다는 heuristics(주먹구구식 방법, 간편추론법)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간편추론에는 크게 3가지(대표성, 가용성, 조정과 정박)가 존재한다.
대표성 간편추론법(Representativeness heuristic) : 대상 A가 B라는 부류에 속할 확률은 얼마인가 ? 사건 A가 과정B에서 파생될 확률은 얼마인가 ? 등의 질문에 답할 때, 사람들은 보통 대표성 간편추론에 의존하는데, 이 방법에서 확률은 A가 B를 어느 정도 대표하는지, 즉, A가 B를 얼마나 닮았는지에 의존한다. 그러나 이 같은 접근은 심각한 오류를 가져오는데, 이는 대표성이 확률 판단에 영향을 주는 몇몇 요인들의(사전확률에 대한 둔감성, 표본크게에 대한 둔감성, 우연에 대한 잘못된 생각, 예언에 대한 둔감성, 타당성 착각, 회귀에 대한 잘못된 개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사전확률(prior probability)에 대한 둔감성
이 가설은 사전확률이 조작된 한 실험에서 검증되었다. 피험자(실험대상자)들은 엔지니어와 변호사로 구성된 100명의 집단에서 무선으로 표집된 몇몇 사람들의 성격을 간단히 기술한 내용을 받았다. 피험자들은 각각의 성격 기술이 변호사가 아니고 엔지니어일 확률을 평가해야 했다. 어떤 실험조건에서, 피험자들은 그 성격 기술이 70명의 엔지니어와 30명의 변호사로 구성된 집단에서 나왔다는 말을 들었다. 또 다른 조건에서, 피험자들은 그 집단이 30명의 엔지니어와 70명의 변호사로 구성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어떤 성격 기술이 변호사가 아니고 엔지니어에 속할 승산은 두번째 조건 보다는 대다수가 엔지니어인 첫째 조건에서 더 높아야 한다. 그런데 피험자들은 두 조건에서 근본적으로 똑 같은 확률 판단을 내렸다. 명백히, 피험자들은 사전확률을 거의 또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단지 특정 성격 기술이 변호사 또는 엔지니어 중 어느 전형을 더 잘 대표하는지에 따라 변호사보다는 엔지니어에 속할 가능성을 평가하였다. 피험자들은 다른 정보가 없을 때 사전확률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성격 묘사가 없다면 특정 개인이 엔지니어일 확률을 사전확률 조건(엔지니어 70명, 변호사 30명)에서 엔지니어 70%, 변호사 30%로 판단하지만, 성격묘사가 있다면 그것이 전혀 쓸모 없어도, 사전확률은 눈에 띄게 무시되는 경향이 있다.
표본크기에 대한 둔감성
어떤 도시에 병원이 두 개 있다. 큰 병원에서는 매일 약 45명의 신생아가, 작은 병원에서는 매일 약 15명의 신생아가 태어나는데, 모든 신생아의 50%가 남자아이임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 정확한 백분율은 날마다 다를 수 있을 것이다(때로는 50%보다 높고, 때로는 50%보다 낮다). 일년간, 각각의 병원에서는 남자아이가 60%이상 태어난 날들을 기록하였다. 여러분들은 어느 병원에서 그런 날들이 많다고 생각하는가 ?
큰 병원 (21)
작은 병원 (21)
거의 동일함(즉, 서로 5% 이내 차이이다) (53) *괄호 안의 값은 각각의 답을 택한 학부 학생 수이다.
많은 피험자들이 60% 이상의 남자아이를 얻을 확률이 작은 병원과 큰 병원에서 같다고 판단하였다. 아마도 이 사건들이 같은 통계치로 기술되므로 전체집단을 똑같이 대표한다고 보기 때문인 듯하다. 그러나 표본이론에 따르면 남자아이가 60%이상 기대되는 날은 큰 병원보다 작은 병원에서 더 많은데, 이는 큰 표본이 50%에서 빗나갈 확률이 적기 때문이다. 통계학의 이러한 근본 관념이 사람들의 직관에는 제대로 내재되어 있지 않다는 판단이다.
우연에 대한 잘못된 생각
예를 들어 사람들은 동전던지기에서 앞-뒤-앞-뒤-뒤-앞 의 시행결과보다는 다소 비무선적으로 보이는 앞-앞-앞-뒤-뒤-뒤 내지는 앞-앞-앞-앞-뒤-앞 의 시행결과가 더 희귀할 것이라고 간주한다.
예언력에 대한 둔감성
사람들은 미래의 주식가치, 스포츠 경기 결과를 수치로 예언하는데, 이런 예언들은 보통 대표성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한 회사의 상황을 보고받고 그 회사의 장래수익을 예언하라고 요청을 받았다고 하자. 만일 보고 내용이 매우 호의적이면, 매우 높은 수익이 그 보고를 가장 잘 대표하는 것으로 그리고 만일 보고 내용이 보통 정도이면, 보통의 수행이 그 보고를 가장 잘 대표하는 것으로 나타날 것이다. 보고의 호의성 정도는 그 보고의 신뢰도나 그것이 허용하는 예언의 정확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따라서 만일 사람들이 보고의 호의성에 따라 예언한다면, 그들의 예언은 증거의 신뢰도와 기대되는 예언의 정확성과는 무관하게 될 것이다.
타당성 착각
사람들은 특정 사람에 대하여 변호사의 고정관념과 합치하는 성격 묘사를 부여하게 된다면, 그 묘사가 빈약하거나, 신뢰하기 어렵거다 또는 때지난 것이라도 그 사람이 변호사라는 예언을 확신한다. 예언된 결과와 입력 정보의 합치 때문에 생긴, 보장할 길 없는 확신을 타당성 착각이라고 부른다. 이런 착각은 판단자가 그의 예언의 정확성을 제한하는 요인들을 잘 알고 있을 때조차 고집스럽게 지속된다. 면접으로 사람들을 뽑는 심리학자들은, 면접과정에 잘못이 있음을 보여주는 문헌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예언을 대단히 확신하는 경향이 있다.
회귀(regression)에 대한 잘못된 개념
평균을 향한 회귀(mean reverting)는 아버지와 아들의 키의 비교, 남편과 아내의 지능 비교 또는 연속된 시험에서 개인의 성적 비교와 같은 일상적 예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이런 현상에 관해 정확한 직관력을 발달시키지 못하고 있다. 회귀가 필연적으로 일어나게 되어 있는 여러 맥락에서 회귀를 예상하지 못하거나, 회귀의 존재를 알고도 그에 대한 그럴듯한 인과적 설명들을 자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회귀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여 생기는 치명적인 결과를 다음에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비행 훈련을 시킬 때 경험이 많은 교관은 훈련생이 예외적으로 훌륭하게 착륙했을 때 칭찬하면 다음 시행에서는 대체로 착륙이 시원치 않고, 한편 착륙이 불안해서 야단치면 다음 번 착륙은 보통 좋아진다는데 주목하곤 한다. 회귀효과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처벌의 효과를 과대추정하게 되고 보상의 효과를 과소추정하게 된다. 즉, 교관들은 언어적 보상은 학습에 유해하지만 언어적 처벌은 이익이 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회귀의 시각에서 보면, 행동은 처벌 후 가장 잘 개선되고 보상 후 가장 저조해진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단지 우연에 의해, 다른 사람들을 처벌하는 것에 대하여 보상받고, 다른 사람들을 보상하는 것에 대해서 처벌받는 조건에 처하게 된다. 사람들은 보통 이러한 우연성을 깨닫지 못한다.
가용성 간편추론법(Availability heuristic) : 사람들은 어떤 사건의 확률을 그 사건의 발생이 얼마나 머리속에 쉽게 생각나는지로 평가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사람들은 중년기의 뇌출혈 발생 위험을 자기 주변에서 그런 일이 발생했던 상황을 생각하며 추정한다. 비슷하게 어떤 벤처기업이 실패할 확률을 그 기업이 겪게 될 여러 어려움을 상상하며 평가하기도 한다. 이 같은 간편추론법을 가용성 간편추론법(Availability heuristics)이라고 한다. 가용성(친숙성과 현저성, 탐색 세트의 효과에 따른 편향, 상상 가능성 편향, 착각 상관 등)에 의존하면 다음과 같은 편향(bias)된 판단을 하게 된다.
친숙성과 현저성
예를 들어 피험자(실험 대상자)들은 잘 알려진 남녀 이름의 목록을 듣고 그 목록에 남자가 여자보다 더 많은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여러 집단의 피험자들에게 여러 목록을 제시하였는데, 어떤 목록에서는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유명한 사람들이었고, 다른 목록에서는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유명한 사람들이었다. 각각의 목록에서, 피험자들은 유명한 사람들을 더 많이 포함하고 있는 성(sex)의 목록에 해당 성의 사람들이 더 많다고 잘못 판단하였다(친숙성에서 비롯된 편향). 현저성에서 비롯된 편향을 길가에서 뒤집힌 차를 보는 순간, 교통사고에 관한 주관적 확률이 올라가는 것은 현저성에서 비롯된 편향에 해당한다.
탐색 세트의 효과에 따른 편향
어떤 사람이 영어 책에서 (세 글자 또는 그 이상의) 어떤 단어를 마구잡이로 뽑는다고 해보자. 그 단어가 r로 시작할 가능성이 많은가 또는 r이 세번째 위치에 있을 가능성이 많은가 ? 사람들은 r로 시작하는 단어 road와 r이 세번째 위치에 있는 단어 car를 떠올리고 두 유형의 단어들 중 어느 편이 쉽게 생각나는지로 그 빈도를 추정하여 이 문제를 푼다. 단어들을 탐색하기에는 첫 글짜가 셋째 글자보다 훨씬 더 쉽기 때문에, 사람들은 어떤 자음으로 시작하는 단어들이 같은 자금이 세번째 위치에 있는 단어들보다 더 많다고 판단한다. r또는 k와 같은 자음들은 첫번째보다는 세번째 위치에 더 빈번한 데도 이러한 판단을 하게 된다.
상상 가능성 편향
상상 가능성은 실제의 삶에서 확률을 평가하는데 중요하다. 예를 들면, 모험이 잇따르는 탐험에서 그 위험도는 대처할 수 있는 장비가 없는 우발 사건에 관한 상상 가능성으로 추정된다. 그런 어려움이 뚜렷이 부각되면, 그 탐험은 매우 위험해 보이지만, 재앙이 쉽게 상상된다고 해서 그것이 실제로 그렇게 될 가능성이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가능한 위험이 상상되지 않거나 마음에 떠오르지 않으면, 그 탐험에 따른 위험은 지나치게 과소추정될 수도 있다.
착각 상관
두 사건이 얼마나 자주 함께 발생하는가에 관한 판단은 그들간의 연상적 결합 강도에 기초를 둔다. 서로간의 연합(associaton)이 강하면, 그 사건들이 빈번하게 짝지어졌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따라서 강한 연합은 빈번히 함께 발생했다고 판단되어질 수 있다. 이 견해에 따르면, 예컨대 의심과 묘한 눈간의 착각 상관은 의심이 신체의 다른 어떤 부분보다도 눈과 쉽게 연합된다고 믿을 수 있다.
정박(Anchoring) : 우리가 어떤 값에 대한 추정치를 생각해 낼 때 초기 값 쪽으로 편향된 상이한 추정치를 내며, 이러한 현상을 정박(anchoring)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두 집단의 고등학생들에게 5초 이내에 칠판에 써 놓은 수식의 결과를 추정하도록 하였다. 한 집단은 다음의 곱셈 결과를 추정하였다.
8 * 7 * 6 * 5 * 4 * 3 * 2 * 1
한편 다른 집단은 다음의 곱셈 결과를 추정하였다.
1 * 2 * 3 * 4 * 5 * 6 * 7 * 8
실제 반응을 보면 앞의 계산식을 받은 집단의 중앙치는 2,250이었고, 뒤의 계산식을 받은 집단의 중앙치는 512였다. 이것은 사람들이 앞의 몇 숫자를 계산한 값에 정박해서 조정한 것을 보고했기 때문이며, 조정이 충분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편향된 결과가 나오게 되었다. 정확한 답은 40,320이다.
지금까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판단에 사용되는 간편추론법(heuristics)중에서 대표적인 세가지(대표성, 가용성, 정박)를 살펴보았다. 이러한 간편추론법은 매우 경제적이고 보편적으로 효과가 있지만, 체계적이고 예언 가능한 오류를 초래하게 된다. 간편추론법과 이들이 가져오는 편향을 잘 알고 연구하게 된다면 불확실한 상황에서 판단과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주식시장 역시 불확실한 상황에서 의 판단과 결정이 필요하다. 간편추론법의 사례들과 개인투자자, 기관투자자, 애널리스트 집단 나아가서는 전체집단의 태도를 통하여 그들의 간편추론과 그속에서 발견되고 있는 편향을 어떻게 연구하느냐가 하나의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바로 ‘behavioral finance’인 것이다.
behavioral finance와 주식시장
행동주의적 접근(behavioral finance)은 투자자의 비이성적 본성을 탐구하는 분야이다. 이것은 ‘인간 행동들이 합리성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자주 발견된다’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투자의사 결정의 대부분은 편견과 합리적 기준을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지각들에 의해 어느 정도 영향을 받는다. 행동주의적 접근에서는 인간들의 결점들이 일관되면서 예측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열심히 연구하면 투자수익률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투자자들을 곤경에 빠뜨리는 것들
Too self-confident : 사람들은 주로 자기자신의 능력에 있어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주식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은 그들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야에서 이러한 자부심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자부심의 증가와 성공확률간 상관관계는 거의 발견되지 않고 있다.
Too bold : 전문가와 아마추어 투자자들 모두는 낙관적인 편향(optimistic bias)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 즉, 특정 투자자에게 있는 우연성은 그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우연성보다 뛰어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트레이더들은 그들중 50%가 중간치(median) 아래에 있음을 인정하고 있지만, 그들 모두는 자기들은 평균이상 수준에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Too afraid of loss : 투자자들은 손절매(stop-loss)의 고통을 싫어하기 때문에 손실 중인 주식을 보유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투자자들이 손절매를 비용이 아닌 손실로 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강세장에서 벤치마크 지수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매너저는 약세장에서 벤치마크 지수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메니저보다 해고될 확률이 낮다. 이것은 수탁자들이 주로 강세장에서의 언더퍼폼은 비용으로 간주하고, 약세장에서의 언더퍼폼은 손실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Too quick to trade : 투자자들이 보유 주식을 팔고 즉시 다른 주식을 살 때, 1년후의 수익률을 비교해 보면 보유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 수익률이 더 높게 나타나곤 한다.
현 장세에 대한 판단
대표성 간편추론법을 통하여 현 장세를 연구해 보기로 하자.
사전확률에 대한 둔감성 : KOSPI가 작년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상승한 것은 사전확률이 된다. 현 장세에 대한 성격묘사가 새로이 등장하지 않았다면 14개월 상승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생각이 집단심리를 지배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3가지 성격묘사(유가상승, 미국 금리인상, 중국경기 둔화)가 제시되면서 사전확률은 눈에 띄게 무시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가지 성격묘사가 14개월간 상승추세를 쓸모 없는 자료로 치부하는 것이 하나의 오류에 해당된다.
우연에 대한 잘못된 생각 : 다음주 주식시장 요일별 방향성 전망에서 ‘상승-하락-상승-하락-상승’ 의 확률과 ‘상승-상승-상승-상승-하락’의 확률 이 두가지 중에서 우리는 주로 후자의 가능성이 더 희귀할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지난 4월 하순부터 5월 중순까지의 하락도 매우 희귀하면서 다소 비무선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도 간편추론적 사고에서 비롯된 편견이다.
타당성 착각 : 이것은 사람들이 특정 사람(사실)에 대하여 특정 고정관념과 합치하는 성격묘사를 부여하게 된다면, 그 묘사가 빈약하거나 또는 때지난 것이라도 고정관념과 일치하는 예언을 확신하게 된다. 이런 착각은 판단자가 그의 예언의 정확성을 제한하는 요인들을 잘 알고 있을 때조차 고집스럽게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3대 악재인 유가상승, 금리인상, 중국경기둔화가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지만, 이러한 악재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 쯤은 시장참여자들이 인지하고 있다. 먼저 금리인상의 경우 최근 2개월 동안 단기금리 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인플레우려감이 대두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높은 수입물가와 상품가격 강세가 인플레유발의 원인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기업이익마진의 확장추세와 중국와 인도와 같은 개도국으로 저임금 노동공급이 장기적인 추세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인플레이션 우려감과 이에 따른 금리인상은 생각보다 완만하게 전개될 수도 있는데, 시장은 이러한 내용보다는 긴축과 인플레이션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듯하다. 두번째 유가의 경우 일부에서는 이미 수년전에 장기상승추세 전환이 회자된 바 있다. 수요측면에서는 차이나, 공급측면에서는 대략 35년간 유전개발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재고수준이 낮다는 점 등에서 장기추세 지지론자들이 점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국제유가가 상승채널 상단부에 위치하고 있고, 투기세력에 의한 유가프리미엄 감소 가능성, 재고량의 소폭 증가 가능성 등 단기 유가 하락의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장기상승 추세라는 고정관념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중국경기 둔화와 관련해서는 중국 정책 당국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은 중국 거시지표의 일시적 둔화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경제에 대한 스탠스가 적어도 수개월동안 slow down을 지향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단기적으로는 중국 경제와 외국인투자자들의 관심을 대표할 수 있는 홍콩H지수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고, 현재는 하락채널 안쪽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3대 악재가 시장의 심리에 크게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투자자들은 세부적인 변경사항을 체크하기 보다는 간편추론적 방법을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간편추론적 판단에서 발생할 수 있는 편견들을 걸러내는 것이 투자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작업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대표성 간편추론법에서 인간들의 결점들이 일관되면서 예측가능한 경우가 발견되고, 다른 간편추론법에서도 결점들이 발견되다면 시장에 대한 균형감각과 함께 냉철한 의사판단 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한편, 인간의 비합리성이 일관적으로 발견되고 예측가능하다면 일관적 오류에 같이 편승해서 수익률이 개선되는 사례(테마별 주가 움직임…테마별 주가흐름이 테마의 진정한 가치를 반영하는 경우는 드물다)도 있을 수 있다.
* 필자의 경우 한국증권시장에서 처음으로 소개되는 행동주의적 접근에 대한 개념과 이해가 아직은 낯설다. 시장과 연결지어 생각하는 부분 역시 미숙하다. 하지만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은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시장에서도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판단하에, 다소 미숙아적인 지식에 불과하지만 이슈분석이라는 코너를 통해 간략히 소개하였다.
“ Only two things are infinite, the universe and human stupidity, and I’m not sure about the former.”
By Albert Ein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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